본문 바로가기

유아 발달지연 아이 전반적 발달을 모두 살펴봐야 하는 이유

롬롬작업실 2024. 7. 8.
어머니, 선물이가 어린이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선물이가 가정 어린이집에서 규모가 조금 큰 어린이집으로 옮긴 후
어린이집 선생님은 일주일, 3일 하루간격으로 전화를 하셨다.

 

아이가 새로 바뀐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만 따라다니고,

친구들과 놀지 못하며, 심지어 선생님이 없으면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셨다.

 

바닦에-앉아-자동차-장난감을-가지고-놀고있는-엄마와-아이
바닦에-앉아-자동차-장난감을-가지고-놀고있는-엄마와-아이

 

새로 바뀐 어린이집이 문제가 있는 것일까?
친구들이 거칠게 노는 것이 문제 일까?

 

사실 나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아이의 발달속도가 조심씩 어긋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마주하기가 두려웠고,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려웠다.

 

돌 무렵 발달지연의 징후들

 

선물이가 7살이 될 때까지 나는 워킹맘이었다.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오래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아기를 낳고도 회사에 다니는 선배 맘들의 많았다.

그래서 다행히 크게 눈치를 보지 않고 회사에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다 쓸 수 있었다.

 

아이가 가장 어릴 때 사귀게 되는 친구는 아마도 조리원 친구들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두 주 터울의 생일이 비슷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발달의 속도도 비슷하다.

 

조리원을 나가면서 엄마들의 톡방이 만들어졌고,

거기서 나는 선물이 엄마로 여러 가지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러다 시간이 맞으면 삼삼오오 같이 만나서 공동육아를 하기도 했다.

 

돌이 가까워지자 조리원에서 같이 지낸 아이들이 하나둘씩 걷기 시작했다.

선물이는 돌 무렵 소파나 베이비룸을 잡고 서는 정도였다.

그때 까지는 아이가 조금 느리게 발달을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영유아 검사를 할 때도 15개월까지 걸으면 그래도 정상범위라고 했고,
선물이는 딱 15개월에 걸어 주었다.

 

그래 조금 느리게 발달할 뿐 정상발달일 거야...

라고 애써 생각하고 육아휴직을 끝내고 회사로 복직을 하게 되었다.

 

아이 발달이 느리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을 때 이렇게 나는 현실을 회피했다.

회사에 복직하기 전,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을 합쳐서 15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다.

어떤 엄마는 큰 문제없이 빠르게 다시 회사에 적응하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영유아 검사를 하면서
어? 이 개월 수에 이런 걸 하는 거라고?
우리 아이는 이런 거 안 되는 데?

 

의심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괜찮은 걸 거야 하고 넘어갔다.

 

엄마-아빠와-같이-손잡고-걷는-남자아이

 

유아 발달지연 전반적인 발달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

내가 복직을 하면서 선물이를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해 친정엄마와 합가를 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엄마의 도움으로 큰 불편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는 18개월부터 가정 어린이집에 다녔다.

 

선물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냈을 때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조금 느리긴 하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고 피드백을 해주셨다.

선물이는 순한 편이라 크게 울지 않고 할머니랑 잘 분리됐고, 어린이집에도 금방 적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4살 반이 되면서 조금씩 아이에 대한 안 좋은 피드백이 들려왔다.

4살 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는 친절하셨고, 부모님에게는 단호한 말을 하기도 하는 분이었다.

 

선물이는 수용언어 발달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좀처럼 입을 때지 않았다.

그래서 27개월이 될 무렵 말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있는 카페에 가입하기도 했다.

 

걱정도 잠시, 30개월쯤 한단어부터 시작해서 36개월쯤에는 폭발적으로 말이 늘기 시작했다.

36개월이 넘어서부터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말을 할 수 있었다.

발음도 또박또박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 역시 조금 느리게 크는 정상발달이야.

 

이런 생각을 할 무렵, 4살 반 1학기 상담을 가게 되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언어가 느려서 걱정을 했었는데 이제 선생님이라고도 잘 이야기한다고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 같은 자조가 정말 안 돼요.

 

선생님은 푸념이 섞인 조언을 해줬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더 검사를 해보라거나 아이가 좀 다르다고 직접적으로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느리게 발달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해준 샘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랑 크다 보니 먹여주는 일이 많았고 스스로 하는 게 많이 없어서 그렇겠지...

하고 또다시 회피성향이 있는 둔한 엄마는 선생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나중에 발달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민감성이 정말 중요한데,
나는 정말 둔한 엄마였던 샘이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었다. 

유아기의 발달은 겉으로 보이는 언어발달보다 먼저 선행돼야 할 중요한 과정이 있다는 것을...

 

그래도 가정어린이집을 다니는 4살까지는 우리 가족은 정말 순탄하게 느껴지는 삶을 살았다.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고, 나는 중견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며 알뜰하게 돈을 모았다.

 

과소비를 하는편도 아니었고, 맞벌이와 친정살이로 비교적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고 싶어서 부동산투자 공부도 하고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투자도 해서 남편과 더 나은 노후를 맞이하고,
아이에게 자산도 물려줘야지 ...

 

하는 꿈도 꾸며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퇴근 후와 주말에는 임장을 다니며,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서 우리 가족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겪게 되었다.

댓글